图书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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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者: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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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칠성문에 다다라 잠깐 걸음을 멈춘다. 칠성문통으로 시원한 바람이 들어온다. 형식은 두루마기 고름을 늦추고
땀에 젖은 자기의 적삼 가슴을 보면서 바람을 맞아들이려는 듯이 두루마기를 벌린다. 계향은 '후―후―' 하고 입김을 내
어불면서 두 손으로 두 귀밑을 부친다. 형식은 계향의 얼굴을 보았다. 그 얼굴을(얼굴은) 둥그스름하다. 그러고 더위에
술이 취한 모양으로 두 뺨이 불그레하게 되었다. 오늘 아침에는 분도 바르지 아니하였건마는, 귀밑에는 어저께 발랐던
분이 조곰 남았다. 계향의 적삼 등에도 땀이 내어 배었다. 형식은 선형의 적삼에 땀이 배어 그 젖은 자리가 작았다 컸
다 하던 것을 생각하고 빙긋이 웃었다. 계향은,
"녜, 왜 웃으세요?" 하고 웃는다. 형식은 계향의 어깨를 만지며,
"적삼 등에 땀이 배었구려" 한다.
계향은 얼른 돌아서며 형식의 등을 만져 보더니 머뭇머뭇하다가,
"여기도 땀이 배었습니다" 한다. 계향은 형식을 무엇이라고 부를는지 모른다. 자기의 집에 놀러 오는 동경 유학생들을
그 어머니는, 혹 '무슨 주사'라고도 하고 그저 '나리'라고도 하고 또 관 앞에 있는 키 큰 사람은 '김학사'라고도
부르건마는, 계향은 형식을 무엇이라고 부를지 모른다. 그래서 형식의 등에 땀이 밴 것을 보고 '나리도' 할까, '이학
사도' 할까 하고 잠깐 주저하다가 '여기도 땀이 배었습니다' 한 것이다. 형식은 그것을 알고 어디 계향이가 자기를 무
엇이라고 부르는가 보리라 하여 또 웃으며,
"계향 씨의 얼굴은 술이 취한 것같이 붉구려!" 하였다. 계향도 형식이가 자기의(자기를) 무엇이라고 부를지 몰라 주저
하던 것을 알았는가 하여 더욱 얼굴을 붉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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