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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za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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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예수가 예수의 옆구리를 찌른 로마 병정도 될 수 있고, 그 로마 병정이 예수도 될 수 있을 것이라. 다만 알 수 
없는 것은 무엇이 어떠한 힘이 마치 광대로, 혹은 춘향을 만들고, 혹은 이도령을 만드는 모양으로, 혹은 예수가 되게 
하고, 혹은 예수의 옆구리를 찌르는 로마 병정이 되게 하고, 또 혹은 무심히 그것을 구경하는 사람이 되게 하는가 함이
라. 이렇게 생각하매 형식은 모든 인류가 다 나와 비슷비슷한 형제인 듯하고, 또 알 수 없는 어떤 힘에 지배되어 날마
다 시마다 저희들의 뜻에도 없는 비극 희극을 일으키지 아니치 못하는 인생을 불쌍히 여겼다. 사람들이 악한 일을 하는 
것이 마치 신관 사또 남원 부사 된 광대가 제 뜻에는 없건마는 가련한 춘향의 볼기를 때림과 같다 하면 용서하지 아니하
고 어찌하리요. 그럴진대 배학감도 그리 미워하는 것은 아니요, 예수의 얼굴에 침을 뱉고 예수를 죽여 달라 한 간악한 
유태인도 그리 미워할 것은 아니라 하였다.
그러나 영채는 살려야 하겠다. 비록 이것이 연극 중의 일이라 하더라도 영채는 살려야 하겠다는 생각이 어디서 나오는지 
불현듯 일어나 형식은 예수의 화상을 보다가 눈을 돌이켜 멀거니 천장을 쳐다보았다. 천장에는 파리 네다섯 놈이 저희도 
인생과 같이 무슨 연극을 하노라고, 혹은 따르고 혹은 피하고, 혹은 앉았고 혹은 앞발을 비빈다. 형식은 고개를 숙이며
 이 집에는 '천 원'이 있으련만 하였다. "선생님!" 하는 소리에 눈을 떠본즉, 선형과 순애가 책과 연필을 들고 문
안에 들어와 섰다가 형식의 눈뜨고 고개듦을 기다려 은근하게 경례한다. 형식은 놀란 듯이 얼른 일어나 두 처녀에게 답례
하였다. 그러고 웃으면서 쾌활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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