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ro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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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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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비가 그치면 오늘 안으로 이 물이 다 찔까요?" 하고 형식을 본다.
"아마, 내일 아침까지는 갈걸요" 한다.
"상류(上流)에 비가 아니 오면 곧 찌지마는 상류에 비가 오면......" 하고 영채가 연전 평양은 비도 아니 오는데
대동강이 범람하던 생각을 한다.
"평양 시가에도 물이 들어올 때가 있나요?" 하고 선형이가 영채를 보며 묻는다.
"들어오구말구요. 성내에는 별로 들어오는 일이 없지마는 외성에는 흔히 들어옵니다. 그저께도 외성 신시가로 배를 탔다구
(타구) 다녔는데요" 하고 선형의 눈을 실적 본다. 선형이 얼른 눈을 피하였다. 병욱은 한참 듣다가 빙긋 웃으며 속으
로, '너희들이 잘 이야기를 한다' 하였다. 영채는 병욱의 웃는 것을 보고 한 걸음 병욱에게 가까이 가며 남에게 아니
보이게 가만히 병욱의 손을 잡는다. 병욱은 영채의 손을 꼭 쥐어 주었다. 네 사람은 한참이나 말없이 저 보고 싶은
데를 멀거니 보고 있었다. 그러나 네 사람은 공통한 생각을 버리고 각각 제가 되었다. 그러고 본즉 여기 서서 구경할
재미도 없어졌다. 그래도 그냥 우두커니 섰다가 의논한 듯이 네 사람은 슬몃 발을 돌려 거기서 십여 보가 다 못 되는
여관으로 향하였다. 하녀들과 반토(지배인)가 "이랏샤이(어서 오십시오)"를 부르고 네 사람은 이층 북편 끝 하치조마(
八疊間)로 인도한다. 지나가면서 보건대 각 방에는 손님이 다 찬 모양이요, 모두 무슨 이야기들을 한다. 여관은 물난
덕에 매우 흥성흥성하게 되었다. 네 사람이 각각 방석을 당기어 깔고 앉자마자 소나기가 (쏴 하고) 여관의 함석 지붕을
때린다.
"아이구, 저 집 잃은 사람들을 어찌해" 하고 세 처녀가 일시에 얼굴을 찌푸린다. 비는 좍좍 퍼붓는다. 방 안은 적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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