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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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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생각한 후에 형식은 이러한 결론에 달하였다.
자기가 선형을 사랑하는 것도 결코 뿌리 깊은 사랑이 아니라. 자기는 선형의 얼굴이 어여쁜 것과 태도가 얌전한 것과 학
교에서 우등한 것과 부자요 양반집 딸인 것밖에 아무것도 선형에게 관하여 아는 것이 없다. 나는 아직도 약혼한 지금까지
도 선형의 성격(性格)을 알지 못한다. 무론 선형도 자기의 성격을 알지 못한다. 서로 이해(理解)함이 없이 참사랑이 
성립될 수 있을까. 내 영혼은 과연 선형을 요구하고, 선형의 영혼은 과연 나를 요구하는가. 서로 만날 때에 영혼과 영
혼이 마주 합하고, 마음과 마음이 마주 합하였는가.
일언이폐지하면 자기와 선형 사이에는 과연 칼로 끊지 못하고 불로도 끊지 못할 사랑의 사실이 있는가.
이렇게 생각하매 형식은 실망함을 금치 못한다. 자기는 비록 선형에게 이 모든 것을 구하였다 하더라도 선형은 결코 자기
에게 영혼도 보이지 아니하고 마음도 주지 아니하였다. 어찌 생각하면 선형에게는 자기에게 줄 영혼과 마음이 없는지도 모
르겠다. 다만 부모의 명령과 세상의 도덕에 눌려 하릴없이 자기를 따라오는지도 모르겠다. 무론 일찍 선형이가 자기 입으
로 "녜" 하고 대답은 하였다. 그러나 그 대답이 과연 자각(自覺) 있게 나온 대답일까.
그러면 자기가 선형에게 대한 사랑은, 즉 항용 사나이들이 고운 기생 같은 여성의 색에 취하여 하는 사랑과 다름이 있을
까. 자기의 사랑은 과연 문명의 세례를 받은 전인격적(全人格的)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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