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ro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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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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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선형은 형식의 좋은 점만 골라 보려 하였다. 형식의 얼굴을 여러 가지로 교정하여 본다. 눈꼬리를 좀 끌어올리고
, 광대뼈를 좀 깎게 하고, (손을 좀 작게 하고) 깊숙한 아래턱을 좀 들여밀어서 얼굴을 동그스름하게 만들고 또 뺨과
이마에는 적당하게 살을 붙이고 분홍 물감칠을 하고...... 이렇게 교정을 하노라면 형식의 얼굴이 차차 자기의 마음
에 맞게 된다. 그러나 이따금 들여밀려는 광대뼈가 더 (쑥) 나오기도 하고, 내밀려는 뺨이 더 쑥 들어가기도 하며,
눈이 몹시 가늘어지기도 하고, 혹은 쇠눈깔 모양으로 커지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화를 내어서 형식의 얼굴을 발로 왁왁
비벼 부시고 가만히 눈을 감고 앉았다가 그래도 안심이 아니 되어서 다시 형식의 얼굴을 만들기를 시작한다. 어떤 때에
는 곧잘 마음대로 되어서 혼자 쳐다보고 즐겨할 때에, 정말 형식이가 즐거운 얼굴을 가지고 들어와서 모처럼 애써 만든
얼굴을 말못되게 깨트리고 만다. 글을 배우다가 이따금 형식을 쳐다보고는 형식의 얼굴에다가 자기 손으로 만들어 놓은 탈
을 씌워 본다. 그러나 그 탈이 씌워지지를 아니한다. 형식은 있는 정성을 다하여 가장 사랑하는 장래의 아내에게 영어를
가르칠 때에 선형은 열심으로 형식의 얼굴을 교정한다. 순애는 그 곁에 앉아서 형식과 선형을 번갈아 보며 두 사람의
생각을 알아보려 한다.
선형은 형식의 얼굴 교정하기를 그쳤다. 그 사업이 도저히 성공하지 못할 줄을 깨달았다. 그러고는 형식의 얼굴에 아무쪼
록 정이 들기를 힘쓴다. 지금까지는 형식의 얼굴로 하여금 자기의 마음에 맞도록 변화하게 하려 하였으나 지금은 자기의
마음으로 하여금 형식의 얼굴에 맞도록 변화하게 하려 한다. 억지로 '형식의 얼굴 곱다' 하여 본다. '광대뼈 내민 것
과 눈꼬리 처진 것이 도리어 정답다' 하여도 본다. '그의 손이 크고 손가락이 긴 것이 도리어 남자답다' 하여도 본다
. 그러면 과연 그렇다 하여지기도 하고 더 보기 흉하다 하여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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