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iazka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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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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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라. 잘 생각하였다. 내가 기쁘다" 하였다. 그러고 이제는 안심이로다. 이제는 밤에 손님도 치르게 되려니 하고
두 겹으로 기뻤었다. 그때에 영채는 말하기 미안한 듯이 한참이나 주저하더니,
"어머니, 저는 평양이나 한번 갔다가 오려 합니다. 가서 오래간만에 아버지 성묘도 하고 좀 바람도 쏘이게......"
하였다. 노파는 그 슬퍼하고 고집하던 마음을 고친 것이 반갑고, 어젯저녁에 월향을 안고 울 때에 얼마큼 애정도 생겼
고―자고 나서는 사분의 삼이나 식었건마는―또 조고마한 일이면 제 소원대로 하여 주는 것이 좋으리라 하여,
"그래라. 석 달이나 넘었는데 한번 가고 싶진들 않겠느냐. 가서 동무들이나 실컷 찾아보고 한 삼사 일 놀다가 오너라"
하고 몸소 정거장에 나가서 이등 차표와 점심 먹을 것과, 칼표 궐련까지 넉넉히 사주고, "가거든 아무아무에게 문안이
나 하여라. 분주해서 편지도 못 한다고" 하는 부탁까지 하였다. 그러므로 대체 월향은 이삼 일 후면 방글방글 웃으면서
돌아오려니만 믿고 있었더니, 지금 우선과 형식 양인이 이 편지를 보고 대단히 놀라는 양을 보매, 월향이가 이번 평양
에 간 것에 무슨 깊고 무서운 사정이 있는 듯하여 가슴이 뜨끔하다. 노파는 불현듯 오 년 전 월화의 생각을 하고, 월
향이가 항상 월화가 준 누런 옥지환을 끼고 있던 것을 생각하고, 어젯저녁 청량리 일을 생각하고 눈이 둥그래지며,
"월향이가 왜 평양에 갔을까요" 하고 두 사람이 노파에게 물으려던 말을 노파가 도리어 두 사람에게 묻는다.
형식이가 그 편지를 들고 멍멍하니 앉았는 양을 보고 우선도 조민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여,
"여보게, 그 편지를 뜯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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