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k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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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eu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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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절 아씨는 어디 갔소?" 한다. 월향이라고는 부르기가 어렵고 그렇다고 영채 씨라고 부르면 노파가 못 알아들을 듯
하여 둥그스름하게 '아씨'라 함이라. 노파는 우선이가 장난으로 그러는 줄을 알므로 웃지도 아니한다.
"평양에 잠깐 다녀온다고 오늘 식전에 벼락같이 떠났어요. 오랫동안 성묘를 못 하였으니 잠깐 아버님 산소에나 다녀온다고
요" 한다. 노파는 이 두 사람이 어젯저녁 사건을 모르려니 한다. 그러고 아마 우선이가 저 친구를 데리고 놀러 온 것
이어니 한다. 저 새로운 친구도 아마 월향의 이름을 듣고 한번 만나 볼 양으로 어젯저녁에 왔다가 헛길이 되고, 아마
자기의 초라한 모양을 보고 월향을 내어놓지 아니하는가 보아서 오늘은 월향과 친한 우선을 데리고 온 것이어니 하였다.
그러고 저러한 주제에 기생 오입은 다 무엇인고 하였다.
영채가 평양에 성묘하러 갔단 말을 듣고 형식은 감옥에서 죽었다는 박선생을 생각하였다. 그러나 박선생의 얼굴을 다 상상
하기도 전에, '영채가 성묘하러' 갔다는 말의, '성묘'란 말이 말할 수 없는 무서움을 가지고 형식의 가슴을 누른다.
형식은 불의에 "성묘!" 하고 소리를 내었다. 그 소리에 우선과 노파는 형식의 얼굴을 보았다. 형식의 눈에는 분명히
놀람과 무서움의 빛이 보이더라. 노파는 무슨 생각이 나는지 일어나 저편 방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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