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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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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봄철, 따뜻한 아침에 핀 꽃에 비길진대, 그는 아직 바람도 모르고 비도 모르고 늙음도 모르고 시들어 떨어짐도 모
르는 바로 핀 꽃이라. 아무도 일찍 그에게 바람이란 것이며, 비란 것이 있단 말과 혹 바람이란 것과 비란 것이 함께 
오면 지금 핀 꽃도 떨어지는 수가 있고 다 피어 보지 못한 꽃봉오리조차 떨어지는 수가 있다 하는 것을 일러 준 적이 
없었다. 그는 성경을 외웠다. 그러나 다만 외웠을 뿐이었다. 그는 하느님이 아담과 에와를 만든 줄을 믿고, 에와가 뱀
의 꾀에 넘어 금한 바 지식 열매를 따먹음으로 늙음과 죽음과 온갖 죄악이 세상에 들어왔단 말과 천당과 지옥과 십자가에
 달린 예수와, 예수가 어찌하여 십자가에 달린 것을 성경에 쓴 대로 다 외우고, 또 날마다 보는 신문의 삼면에 보이는
 강도, 살인, 사기, 간음, 굶어죽은 자, 목을 매어 자살한 자 등 여러 가지를 알며, 또 그 말을 친구에게 전하기
까지도 한다. 그러나 그러할 뿐이다. 그는 그 모든 것―위에 말한 그 모든 것과 자기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어니 
한다. 아니, 차라리 그는 그 모든 것이 자기와 관계가 있는지 없는지 생각하려고도 아니한다. 그는 아직 난 대로 있다
. 화학적으로 화합되고 생리학적으로 조직된 대로 있는, 말하자면 아직도 실지에 한 번도 써보지 아니하고 곡간에 넣어 
둔 기계와 같다. 그는 아직 사람이 아니로다. 그는 예수교의 가정에 자라남으로 벌써 천국의 세례는 받았다. 그러나 아
직도 인생이라는 불세례를 받지 못하였다. 소위 문명한 나라에 만일 선형이가 났다 하면 그는 어려서부터―칠팔 세부터, 
혹은 사오 세부터 시와 소설과 음악과 미술과 이야기로 벌써 인생의 세례를 받아 십칠팔 세가 된 금일에는 벌써 참말 인
생인 한 여자가 되었을 것이라. 그러하나 선형은 아직 사람이 되지 못하였다. 선형의 속에 있는 '사람'은 아직 깨지 
못하였다. 이 '사람'이 깨어 볼까말까는 하느님밖에 아는 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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