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著者: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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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한참 주저하다가,
"영채 씨, 이전 버릇없던 것은 다 용서합시오! 저도 이제부터 새사람이 될랍니다. 부대 공부 잘하셔서 큰일하십시오."
하고 길게 한숨을 쉰다. 영채의 눈에서는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선형은 이제야 형식에게 영채의 말이 모두 참인 줄을 
깨달았다. 그러고 가만히 영채의 손을 잡고 속으로 '형님 잘못했습니다' 하였다. 영채는 선형의 손을 마주 쥐며 더욱 
눈물이 쏟아진다. 형식도 울었다. 병욱도 울었다. 마침내 모두 울었다. 비 갠 뒤 맑은 바람이 창 밖에 늘어진 수양버
들가지를 스쳐 방 안에 불어 들어와 다섯 사람의 열한 얼굴을 식힌다. 잠잠하다.
형식과 선형은 지금 미국 시카고대학 사년생인데 내내 몸이 건강하였으며―― 금년 구월에 졸업하고는 전후의 구라파를 한번
 돌아 본국에 돌아올 예정이며, 김장로 부부는 날마다 사랑하는 딸이 돌아오기를 기다려 벌써부터 돌아온 후에 할 일과 
하여 먹일 것을 궁리하는 중.
병욱은 음악학교를 졸업하고 자기의 힘으로 돈을 벌어서 독일 백림에 이태 동안 유학을 하고, 금년 겨울에 형식의 일행을
 기다려 시베리아 철도로 같이 돌아올 예정이며, 영채도 금년 봄에 동경 상야 음악학교 피아노과와 성악과(聲樂科)를 우
등으로 졸업하고 아직 동경에 있는 중인데 그 역시 구월경에 서울로 돌아오겠다. 더욱 기쁜 것은, 병욱은 베를린 음악계
에 일종 이채(一種異彩)를 발하여 명성이 책책( )하다는 말이 근일에 도착한 베를린 어느 잡지에 유력한 비평가의 비평
과 함께 기록된 것과, 영채가 동경 어느 큰 음악회에서 피아노와 독창과 조선춤으로 대갈채를 받았다는 말이 영채의 사진
과 함께 동경 각신문에 게재된 것이라. 듣건대 형식과 선형도 해마다 우량한 성적을 얻었다 한다. 삼랑진 정거장 대합실
에서 자선 음악회를 열던 세 처녀가 이제는 훌륭한 레이디가 되어 경성 한복판에 떨치고 나설 날이 멀지 아니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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