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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著者: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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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선은 그로부터 일절 화류계에 발을 끊고 예의전심, 일변 수양을 힘쓰며 일변 저술에 노력하여 문명이 전토에 떨쳤으며
더욱이 근일 발행한『조선의 장래』는 발행한 이 주일이 못 하여 사판(四版)에 달하였으며 그의 사상은 더욱 깊고 넓게
되며, 붓은 더욱 날카롭게 되어 간다. 한 가지 걱정은 아직 술이 너무 과함이나, 고래로 동양 문장에 술 못 먹는
사람이 없으니, 그리 책망할 것도 없을 것이라. 지금은 유명한 대팻밥 모자를 벗어 버리고 백설 같은 파나마 모자를 쓰
며 코 아래는 고운 카이젤 수염까지 났다.
황주 김병국은 십만여 주의 대상원을 지었다. 작년에 봄서리로 적지 아니한 손해를 보았으나 금년에는 상엽이 매우 충실하
다 하니 다행이며, 병국의 조모는 불행히 사랑하는 손녀를 보지 못하고 작년 여름에 세상을 떠나셨다. 병국의 부인도 이
제는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낳고 내외의 금실도 전 같지는 아니하다던지.
형식의 주인 하고 있던 노파의 집에는 의학 전문학교 학생들이 있는데, 구더기 있는 장찌개와 담뱃대는 지금도 전같이 유
명하나 다만 차차 몸이 쇠약하여져서 지금은 약수에도 다니지 못한다. 그러나 보는 사람마다 형식의 말을 늘 한다.
영채의 '어머니'는 집을 팔아 가지고 평양 어느 촌으로 내려가서 양자를 들여 데리고 농사를 지으며 진실한 예수교 신자
가 되어서 편안히 천당길을 닦는다. 우선에게서 영채가 죽지 않고 동경에 갔다는 말을 듣고 너무 기뻐서 울었다 함은 우
선의 말이다. 그 후에 영채는 한 달에 한 번씩 편지를 하였으며 '어머니'도 자기가 진실히 예수를 믿는다는 말과 영채
도 예수를 잘 믿으라는 말과 졸업하고 오거든 곧 자기의 집으로 오라는 말을 편지마다 하고 혹 옷값으로 돈도 보내 주며
가끔 고추장, 암치 같은 것도 보내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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