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bro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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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re: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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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아까 그 순사가 들어가던 곳으로 다른 순사 하나가 나온다. 그 순사도 두 사람의 모양을 유심히 보더니 책상 서
랍에서 어떤 전보를 내어보며,
"노형이 이형식이오?" 하고 형식을 본다. 형식은 순사의 손에 있는 전보를 슬쩍 보면서,
"녜, 내가 이형식이오."
노파가 우는 소리로,
"나리께서 그런 여자를 보셨습니까" 한다. 순사는 그 말에는 대답도 아니하고,
"이 전보는 받았지요. 그래서 정거장에 나가 보았지마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옷을 입은 사람인지 알 수가 있어야지요!
" 하고 그 전보를 책상 위에 놓으며,
"왜? 도망하는 계집이오?"
형식은 그만 실망하였다. 영채는 정녕 죽었구나 하면서,
"아니오, 자살할 염려가 있어요" 하고 자기가 전보를 놓을 때에 그 인상(人相)을 자세히 말하지 못하였던 것을 한하였
다. 먼저 나왔던 순사가 나와서 책상 위에 놓인 전보를 보면서,
"평양에 몇 사람이나 내리는지 아시오? 하고많은 사람에 누가 누군지 어떻게 안단 말이오?" 한다.
형식과 노파는 아주 절망하여 경찰서에서 나왔다. 안개비에 길이 눅눅하게 젖었다. 아까보다 사람도 많이 다니고 구루마도
많이 다닌다. 상점에서는 널쪽 덧문을 열고, 어떤 사람은 길가에 나와 앉아서 세수를 하며 어떤 사람은 방 안에 앉아
서 소리를 내어 신문을 본다. 찌국찌국 하고 오던 물지게들은 모로 서서 좁은 골목으로 들어간다. 우편 집배인(集配人)
이 검은 가죽가방을 메고 손에 열쇠 뭉치를 들고 껑충껑충 뛰어온다. 노파는 형식의 손에 매어달려 걸음을 잘 걷지 못한
다. 형식은 시장증이 난다. 노파더러,
"어디 들어가서 조반을 사먹고 찾아봅시다. 설마 죽었겠어요" 한다. 노파는 형식을 보며,
"아이구, 나도 대동강에나 가서 빠져 죽었으면 좋겠소" 하고 눈물을 씻는다. 형식은 어저께 우선이로 더불어 노파의 집
에 갔을 때에 '뒷간에 있는데 야단을 하시구려' 하며 치맛고름을 고쳐 매던 노파를 생각하였다. 형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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