पुस्तक · 무정
पृष्ठ 297 / 374
लेखक: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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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약혼뿐이지 혼인을 한 것은 아니니까요. 그러니까 지금은 아직 잘못된 것을 교정할 여지가 있지요."
선형은 더욱 무서워서 몸에 소름이 끼친다. 형식의 말하는 뜻을 알 수가 없다.
"그러면 약혼했던 것을 깨트린단 말씀입니까?" 하는 선형의 눈에는 까닭 모르는 눈물이 고인다. 형식은 그것을 보매 이
러한 말을 낸 것을 후회하였으나,
"녜― 그 말씀이야요."
"왜요?"
"만일 선형 씨가 나를 사랑하시지 아니하면......."
"벌써 약혼을 했는데두?"
"약혼이 중한 것이 아니지요."
"그러면 무엇이 중합니까."
"사랑이지요."
"만일 사랑이 없다 하면?"
"약혼은 무효지요."
선형은 한참 생각하더니,
"그러면 선생께서는?"
"제야 선형 씨를 사랑하지요. 생명보다 더 사랑하지요."
"그러면 그만 아닙니까."
"아니오. 선형 씨도 저를 사랑하셔야지요."
"아내가 지아비를 아니 사랑하겠습니까."
형식은 물끄러미 선형을 본다. 선형은 고개를 숙인다.
"그것은 뉘 말입니까."
"성경에 안 있습니까."
"그렇지마는 선형 씨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선형 씨의 진정으로는?"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요."
"아내가 되었으니까 지아비를 사랑합니까, 또는 사랑하니까 아내가 됩니까."
이것도 선형에게는 처음 듣는 말이다. 그래서 자기도 무슨 뜻인지 모르면서,
"마찬가지 아닙니까."
'마찬가지'라는 말에 형식은 놀랐다. 그것이 어찌하여 마찬가질까. 이 계집애는 아직 그런 것을 생각할 줄을 모르는구나
하였다. 그래서 일언이폐지하고,
"한마디로 대답해 줍시오...... 저를 사랑하십니까" 하는 소리는 얼마큼 애원(哀願)하는 듯하다. '아니오' 하는
대답이 나오면 형식은 곧 죽을 것 같다. 꼭 다문 선형의 입술은 형식의 생명을 맡은 재판장의 입술과 같다. 선형은 이
제는 머리가 혼란하여 더 생각할 수가 없다. 형식의 비창한 얼굴을 보매 다만 무서운 생각이 날 따름이다. 그래서 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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