पुस्तक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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लेखक: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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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은 이러한 때에는 머릿속이 착란하여 어찌할 줄을 모른다. 그는 욱하고 무엇을 작정할 때에는 전후도 돌아보지 아니하
고 작정하건마는, 또 어떤 때에는 이럴까저럴까 하여 어떻게 결단할 줄을 모른다. 길을 가다가도 갈까말까 갈까말까 하고
수십 번이나 주저하는 수가 있다. 이것은 마음 약한 사람의 특징이다. 그가 얼른 결단하는 것도 약한 까닭이요, 얼른
결단하지 못하는 것도 약한 까닭이다. 지금 형식은 이럴까저럴까 어떻게 대답하여야 좋을 줄을 모른다. 누가 곁에서 자
기를 대신하여 대답해 주는 이가 있었으면 좋겠다 한다. 형식은 고개를 들어 건넌방을 건너다보았다. 형식은 우선이가 이
러한 경우에 과단 있게 결단할 줄을 앎이다. 우선도 웃으면서 형식을 건너다본다.
우선은 형식을 보고 눈을 끔적한다. 형식은 일부러 안 보는 체한다. 우선은 또 한번 눈을 끔적한다. 형식은 안 보는
체하면서도 그것을 다 보았다. 그러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더 부끄럽고 더 머리가 혼란하다. 우선의 눈 끔적하는 뜻을
해석해 본다. '얼른 허락을 해라' 하는 뜻인지, '어서 평양을 가지 아니하고 왜 가만히 앉았느냐' 하는 뜻인지 알
수가 없다.
노파는 참다못한 듯이 우선을 꾹 찌르며,
"왜 이선생이 허락을 아니하오. 그 처녀가 마음에 아니 드나요."
"흥, 그 처녀가 서울에 유명한 미인이랍니다."
"또 부자고요?"
"부자기에 사위까지 미국을 보낸다지요."
노파는 미국에 보내는 것과 부자인 것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지마는,
"그런데 왜 저러고 앉았어요?" 하고 입을 쩍 다시며 담배를 담는다. 목사가,
"그렇게 하시지요" 하고 다시 재촉할 때에 형식은 겨우,
"그러면 갑지요! 그러나 약혼은 일후에 말씀드리기로 하고......" 하였다. 목사는,
"내 교회에 갔다가 오는 길에 들르리다" 하고 웃으며 나간다. 형식은 대문 밖까지 목사를 보내고 들어왔다. 형식의 얼
굴은 마치 선잠을 깨인 사람의 얼굴 같다. 우선이가 뛰어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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