पुस्तक · 무정
पृष्ठ 305 / 374
लेखक: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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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고맙다" 하였다. 영채는 또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였다.
한번은 병욱이가 병국에게 수박을 주며 농담같이,
"이것은 영채가 오빠 드린다고 특별히 만든 것이야요" 하였다. 곁에 섰던 영채는 얼굴을 붉혔다.
병국의 부인은 두 누이가 떠나는 것을 진정으로 섭섭하여 한다. 또 새로 정들인 영채를 한 달이 못 하여서 작별하게 되
는 것도 슬펐다. 자기도 누이들과 같이 훨훨 서울이나 동경으로 가보고도 싶었으나 불가능한 줄을 안다. 그래서 미상불
부러운 생각도 있지마는, 또 그는 자기의 분정에 만족할 줄 아는 수양이 있으므로 누이들은 저러할 사람이요, 나는 이러
할 사람이라고 곧 단념을 하므로 그렇게 괴로워하지도 아니한다.
이렇게 매우 분주한 연락 속에 긴 듯하던 일주일도 꿈같이 지나고 말았다. 오늘은 떠난다 하여 짐을 묶으며 옷을 갈아입
으며 할 때에는 보내는 사람은 보내기가 싫고 가는 사람은 가기가 싫다. 아랫목에 누워 있는 조모라든지, 나는 모른다
하는 듯이 담배만 피우는 부친이라든지, 고추장이며 암치 같은 반찬을 싸주는 모친이라든지, 시어머니를 도우며 말없이 있
는 형수라든지, 두루마기를 입고 (파나마를 젖혀 쓴 대로 대소 짐을 묶고) 분주하는 병국이라든지, 이리 왔다 저리 갔
다하며 활발하게 웃고 다니는 병욱이라든지, 또 이 모든 것을 구경하는 듯이 우두커니 섰는 영채라든지...... 누구누
구를 물론하고 가슴 저 구석에는 말할 수 없는 적막과 슬픔이 있다.
병욱과 영채는 조모, 부친, 모친의 순서로 하직하는 절을 하였다. 조모는 또 한번, "이제는 다시 못 볼 것 같다"
하고 희미한 눈에 눈물이 고이며 병국에게 붙들려 대문까지 나왔다. 부친은 절을 받고 "응" 할 뿐이요 다른 말이 없고
, 모친은,
"가서 공부들 잘해 가지고 오너라. 겨울방학에도 오려무나. 영채도 내년에 오너라" 하고 영채의 적삼 등을 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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