पुस्तक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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लेखक: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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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점점 (더) 오래 상종을 하고, 말도 많이 듣고, 서로 생각도 통하여짐을 따라 선형은 차차 형식에게 정이 들어
온다. 형식의 입술이 곱다 하게도 되고 형식은 썩 다정하고 마음씨가 고운 사람이다 하게도 된다. 자리에 들어가서는
으레 형식의 모양을 한번씩 그려 보고 (얼굴을) 교정도 하여 본다. 그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형식의 입술을 그려 놓
고는 가만히 쳐다보다가 혼자 웃으며 '이것만 해도 좋지' 한다. 선형은 형식의 입술을 사랑한다. 그래서 형식의 얼굴이
온통 입술이 되고 말기도 한다.
형식도 자기의 외모가 선형의 마음을 끌리라고는 생각지 아니한다. 약혼한 뒤로부터 형식은 혼자 거울을 대하여 제 얼굴을
검사하여 보고, 여기는 선형이가 좋아하려니, 여기는 싫어하렷다 하여 보며, 선형이가 하던 모양으로 자기의 얼굴을 교
정하여 본다. 그러나 그 얼굴이 선형이가 발로 비비던 얼굴인 줄은 모른다. 그러나 형식은 자기의 인격을 믿고 지식을
믿는다. 자기의 인격의 힘이 족히 선형의 마음을 후리리라 한다. 선형은 아직 어린애다. 자기의 말동무가 되지 못한다.
선형은 아직 자기의 인격을 알아줄 만한 정도가 되지 못한다. 이것이 고통이다. 왜 내게는 여자가 취할 만한 용모와
풍채가 없으며, 세상이 부러워하는 재산과 지위와 명예가 없는고 하여 본다. 평생에는 우습게 말도 하고 조롱도 하던 용
모, 재산, 지위도 이러한 때를 당하여서는 몹시 부러워진다. 그래서 자기를 부귀한 집 도련님을 만들어 보고 호화로운
미소년을 만들어 보고 그러한 뒤에 선형을 자기의 앞에 놓아 본다. 그렇게 하여 보고 나면 현재의 자기의 처지가 퍽 보
잘것없게 초라해 보여서 혼자 등골에서 땀이 흐른다. 선형이가 자기를 사랑할까, 도리어 밉게 여기든가 불쌍하게 여기지
아니할까. 이렇게 생각하면 다시 선형을 대하기가 싫다. 내가 선형과 혼인한 것이 앙혼(仰婚)이 아닐까. 그는 돈이 있
고 지위가 있고 용모가 있는데 나는 무엇이 있나. 이렇게 생각하면 부끄러워진다. 게다가 '처갓집 돈으로 미국 유학을
하여' 하면 더 부끄러운 생각이 나고 세상이 다 자기의 못생긴 것을 비웃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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