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re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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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eu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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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파와 우선이가 툇마루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다가 형식을 보고 벌덕 일어난다. 우선이가 형식의 어깨를 힘껏 치고 웃으며
,"요, 어찌 되었나."
형식은 시치미 뚝 떼고,
"무엇 말이야?"
"아따, 왜 이렇게......."
"아, 어떻게 하셨어요" 하고 노파가, "일이 되었어요?" 하고 웃는다.
"무슨 일 말이야요?" 하고 형식도 웃는다.
"어디 자초지종을 내게 아뢰게. 가서 저녁 먹고...... 그 담에는?"
"물 마시고......."
"그 담에는?"
"이야기하고......."
"그 담에는?"
"왔지!"
"에끼, 바로 아뢰지 못할 테야!" 하고 우선이가 두 팔로 형식의 팔을 비틀며,
"인제두, 인제두 말을 아니 할 터이야?"
"아이구구, 응...... 응, 말해...... 말해." 우선이가 팔을 놓으매 형식은, "글쎄 무슨 말을 하란 말이어
?"
"주릿대를 안고야 말을 하겠니" 하고 또 한번 힘껏 비튼다.
"오냐, 오냐, 인제는, 인제는 말한다."
"그래 말을 해!" 하고 팔은 놓지 아니하고 다짐을 받는다.
"가만 있게. 불이나 켜놓고 앉아서 이야기를 하지" 하고 자기의 방 램프에 불을 켜고 모자와 두루마기를 벗어 방 안에
집어던진다. 그러나 오늘 아침에 던지던 것과는 뜻이 다르다. 노파는 쌈지와 담뱃대를 들고 형식의 방으로 건너온다.
우선도 담배를 피워 물고 벙거지로 가슴과 다리와 등을 부치며 형식의 말 나오기를 기다린다. 형식은 웃으며,
"약혼했네" 하였다.
"그러면 성례는 언제 하고?"
"졸업 후에 한다대."
"졸업 후에? 미국 가서 말인가."
"응, 오 년 후에."
"오 년 후에?" 하고 노파가 놀라서 담뱃대를 입에서 떼며, "오 년 후에, 다 늙은 담에요? 그게 무슨 일이람!"
"오 년 후에 누가 늙어요?" 하고 형식이가 노파를 보며 웃는다.
"한창 재미있을 시절은 서로 물끄러미 마주보기만 하고 있어요? 에그 참, 어서 성례하시오. 오 년 후라니" 하고 노파
는 자기에게 큰 상관이나 있는 듯이 크게 반대한다. 형식은 노파의 말이 옳다 하였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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