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re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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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eu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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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는 사람이 없고 마루에 노파의 이른바 '못생긴 영감쟁이'가 무슨 이야기책을 보다 말고 목침을 베고 코를 곤다. 우
선은 이 '영감쟁이'를 잘 알았다. 이 영감쟁이는 평양 외성에 어떤 부자의 자제로 시 잘 짓고 소리 잘하고 삼사십 년
전에는 평양 성내에 모르는 이 없는 오입쟁이였었다. 그러나 십유여 년 방탕한 생활에 여간 재산은 다 떨어 없애고,
속담말 모양으로 남은 것이 '뭣' 하나밖에 없게 되었다. 그래서 하릴없이 일찍 자기의 무릎에 앉히고 '어허둥둥' 하던
이 노파의 집에 식객인지 남편인지 모르는 손이 된 지가 벌써 십여 년이 되었다. 처음에는 노파와 가다가다 다투기도
하고, 혹 심히 성이 나면 '괘씸한 년' 하고 호령도 하더니, 이삼 년래로는 그도 못 하고 사흘에 한번씩 노파에게 '
나가 뒈져라' 하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다만 껄껄 웃으며 '죄 되느니라' 할 따름이요, 반항할 생각도 못 하게 되었다.
그러나 노파는 대개는 '영감쟁이'를 친절하게 대접을 하였다. 그러고 더욱 기특한 것은, 밤에 잘 때에는 반드시 노파
가 자기의 손으로 자리를 깔고, 이 '영감쟁이'를 아랫목에 누이더라.
우선은 서슴지 아니하고 구두를 신은 대로 마루에 올라서서 단장으로 마루를 울리며 누구를 부르는지 모르게, "여보? 여
보?" 하였다. 형식은 어젯저녁에 섰던 모양으로 서서 어젯저녁에 보던 모양으로 영채의 방을 보았다. 방 안의 모든 것
은 그대로 있구나 하였다. 그러나 어젯저녁 모양으로 마음이 번민하지는 아니하였다.
우선은 대답이 없는 것을 보고 이번에는 구두와 단장으로 한꺼번에 마루를 쾅쾅 울리며 성난 듯이 더욱 소리를 높여,
"여보! 노파!" 하였다. '노파!' 하고 우선의 부르는 소리가 우스워 형식은 씩 웃었다. 이윽고 마당 한 모퉁이로서
노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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