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re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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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eu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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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손발을 동여맨 것이 무슨 뜻일까. 그 치마와 바지가 찢어지고 다리가 드러났음이 무슨 뜻일까. 또 영채가 두
손으로 낯을 가리고 입술을 물어뜯은 것이 무슨 뜻일까. 그러나(그러고) 나에게 대하여 아무러한 말도 아니한 것이 무
슨 뜻일까. 아아, '모 다메다' 하던 우선의 말이 참말이 아닐까. 옳다! 옳다! 영채의 몸은 더러워졌구나. 영채의
몸은 김현수에게 더러워졌구나 하였다. 그러고 형식은 두 주먹을 불끈 쥐어서 공중에 두어 번 내어둘렀다. 그러고 궐련
한 대를 붙여서 흡연도 아니하고 폭폭 빨았다. 그 담배 연기가 눅눅하고 바람 없는 공기 중에 퍼질 줄을 모르고 형식의
후끈후끈하는 머릿가로 물결을 지며 돌아간다. 형식은 반도 다 타지 못한 궐련을 마당에 홱 집어 내던지고 두 손으로
머릿가로 뭉게뭉게 돌아가는 담배 연기를 홰홰 젓는다. 담배 연기는 혹은 빠르게 혹은 더디게 길을 잃은 듯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천장에서 자던 파리가 놀라 왕왕하더니 도로 소리가 없어진다. 형식은 또 고개를 숙이고 그린 듯이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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