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bro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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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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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봅시오, 이 일을 어찌해요?" 하고 형식과 우선의 눈을 번갈아 본다. 노파의 일생에 남의 일을 위하여 이처럼 진정
으로 슬퍼하고 걱정하고 마음이 괴로워하기는 처음이라. 노파는 어젯저녁에 진정으로 영채를 안고 울던 생각을 하였다. 그
때에 영채가 생각하던 바와 같이 노파가 진정으로 남을 위하여 눈물을 흘린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영채의 입술에서 흐
르는 피가 따끈따끈하게 노파의 손등에 떨어질 때에, 또 영채가 "남들이 다 내 살을 뜯어먹으니 나도 내 살을 뜯어먹으
렵니다" 하고 피 나는 입술을 더욱 꼭꼭 물어뜯을 때에 노파의 마음은 진실로 거북하였었다. 그때에 노파가 영채의 뺨에
다 자기의 뺨을 대고 엉엉 소리를 내어 울 때에는 노파의 마음은 진실로 '참사람'의 마음이었었다. 그때에 노파가 마음
속으로 영채를 향하여 합장 재배할 때에 노파의 영혼은 더러운 죄 껍데기를 벗어 버리고 하느님이나 부처의 맑은 모양을
분명히 보았다. 그러고 자기가 이백 원에 사서 돈벌이하는 기계로 부리던 월향이라는 기생의 속에는 자기가 절하고 우러러
볼 만한 무엇이 있음을 보았다. 그러고 명일부터는 영채를 자유의 몸을 만들고 자기도 새로운 사람이 되어서 영채와 자기
와 정다운 모녀가 되어 서로 안고 서로 위로하며 즐겁게 깨끗하게 세상을 보내리라 하였다. 그러고 자리에 돌아와 벌써
코를 고는 '영감쟁이'를 볼 때에 '에그 더러운 짐승' 하고 옷을 입은 대로 저 윗목에서 혼자 누워 잤다. 그때에 '
에그, 더러운 짐승'이라 함은 다만 '영감쟁이'의 몸뚱이가 더럽다는 뜻은 아니었다. 지금 영채의 영혼과 자기의 영혼과
하느님과 부처를 본 눈으로 '영감쟁이'의 때묻은 사람을 볼 때에 자연히 구역이 난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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