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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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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원 이상에 올라갔나 봅데다' 하는 아까 어느 교사의 하는 말을 생각하고 형식은 한숨을 쉬었다. '천 원!' 내가
 만일 영채를 구원하려 하면―그 짐승 같은 사람들에게서 영채를 구원하여 사람다운 살림을 하게 하려면 '천 원'이 있어
야 하리로다. 그러나 내게는 천 원이 있는가 하고 형식은 자기의 재산을 생각하여 보았다. 형식의 재산은 지금 형식의 
조끼 호주머니에 있는 반이나 닳아진 돈지갑뿐이라. 그 돈지갑은 십 원짜리 지표를 가득하게 넣어도 이삼백 원이 들어갈까
말까 한 것이라. 아직 형식의 돈지갑에는 한번에 백 원을 넣어 본 적도 없다. 일찍 동경서 졸업하고 올 때에 어떤 친
구의 호의로 양복값, 노비 합하여 팔십 원을 넣어 본 적이 있을 뿐이니, 이것이 형식의 일생 두고 처음으로 많은 돈을
 가져 본 경험이라. 동경서 돌아온 지가 사오 년이니, 매삭에 십 원씩만 저금을 하였더라도 오륙백 원의 저축은 있으련
마는 형식은 아직도 이 생활을 자기의 진정한 생활로 여기지 아니하고 임시의 생활, 준비의 생활로 여기므로 몇 푼 아니
 되는 월급을 저축할 생각은 없이 제가 쓰고 남는 돈은 가난한 학생에게 나눠 주고 말았다. 그러나 형식은 책을 사는 
버릇이 있어 매삭 월급을 타는 날에는 반드시 일한서방에 가거나, 동경 마루젠 같은 책사에 사오 원을 없이하여 자기의 
책장에 금자 박힌 책이 붇는 것을 유일의 재미로 여겼었다. 남들이 기생집에 가는 동안에, 술을 먹고 바둑을 두는 동안
에, 그는 새로 사온 책을 읽기로 유일한 벗을 삼았다. 그래서 그는 붕배간에도 독서가라는 칭찬을 듣고 학생들이 그를 
존경하는 또한 이유는 그의 책장에 자기네가 알지 못하는 영문, 덕문의 금자 박힌 책이 있음이었다. 그는 항상 말하기를
, 우리 조선 사람의 살아날 유일의 길은 우리 조선 사람으로 하여금 세계에 가장 문명한 모든 민족, 즉 우리 내지(일
본) 민족만한 문명 정도에 달함에 있다 하고, 이리함에는 우리나라에 크게 공부하는 사람이 많이 생겨야 한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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