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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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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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도 영채가 갑자기 평양에 갔단 말에 무슨 뜻이 있는 듯하게 생각하였다. 그러고 일어나 제 방으로 가는 노파에게 눈
을 주었다. 이 '성묘'라는 알 수 없는 비밀을 설명할 자는 그 노파여니 하였다. 그러고 그 노파가 갑자기 일어나 제
방으로 가는 것이 이 비밀을 설명하는 데 가장 중대한 사건이라 하였다. 형식과 우선 두 사람의 눈은 노파가 없어지던
문으로 몰렸다. 두 사람은 무슨 큰 사건이 발생하기를 기다리는 듯이 숨소리를 죽였다. 여름 볕이 모닥불을 퍼붓는 모
양으로 마당을 내리쪼여, 마치 흙에서 금시에 불길이 피어 오를 듯하다. 기왓장에 볕이 비치어 천장으로 단김이 확확 내
려온다. 형식의 오늘 아침에 새로 입은 모시 두루마기 등에는 땀이 두어 군데 내어비친다. 우선도 이마에 땀방울이 솟건
마는 씻으려 하지도 아니하고 대팻밥 모자로 부치려 하지도 아니한다. 함롱 밑 유리로 만든 파리통에는 네다섯 놈 파리가
빠져서 벽으로 헤어오르려다가 빠지고, 헤어오르려다가는 빠지고 한다. 어디로서 얼룩고양이 하나가 낮잠을 자다가 뛰어나
오는지 영채의 방 앞에 와서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하면서 형식과 우선을 본다.
이윽고 노파가 봉투에 넣은 편지를 하나 들고 나오며 우선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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