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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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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시지요" 하는 선형의 대답은 형식에게는 무슨 특별한 뜻이 품긴 것같이 들렸다. 실로 선형은 지금까지 마음이 불쾌
하였다. 그러면 그것이 월향이라는 기생인가. 죽었다더니 그것은 거짓말인가. 속에는 별별 흉악한 꾀를 품으면서도 겉으로
는 저렇게 얌전을 빼는가. 사람 좋은 병욱이가 고것의 꾀에 넘지나 아니하였는가. 오늘 형식이가(형식과) 자기가 떠난다
는 말을 듣고 일부러 이 차를 골라 탄 것이나 아닌가. 혹 형식이가 아직도 영채를 잊지 못하여 남모르게 영채에게 떠나
는 날을 알려 미국 가기 전에 한번 더 만나 보려는 꾀는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매 선형은 일종 투기가 일어나서 픽 고
개를 돌린다. 형식은 선형의 불쾌한 낯빛을 이윽히 보고 섰더니 변명하는 듯이,
"그래도 한차에 탄 줄을 알고야 어떻게 모르는 체하겠어요" 하고 다시 앉아서 선형의 대답을 기다린다. 선형은 말없이 
앉았다가 웃으며,
"글쎄 가보세요. 누가 가시지를 말랍니까." 끝에 말은 없어도 좋은 말이다. 형식은 고개를 숙이고 우두커니 앉았더니 
벌떡 일어서며,
"그러면 갔다 오겠소" 하고 우선더러,
"가서 영채 씨 좀 보고 오겠네."
"응, 가보게. 그러고 내가 문안하더라고 그러게" 하고 슬쩍 선형을 본다. 우선은 이 세 사람의 관계가 장차 어찌 될
는고 하여 본다.
영채를 보고 와서는 우선의 속도 아주 편치는 못하였다. 더구나 영채가 죽으려던 뜻을 변한 동기가, 일본으로 가게 된 
이유가 알고 싶었다.
그전에는 한 미인으로 우선이가 영채를 자랑하였지마는, 영채가 형식을 위하여 지금토록 정절을 지켜 온 것과 청량리 사건
으로 위하여 죽을 결심을 한 것을 보고는 영채를 색과 재와 덕이 겸비한 이상적 여자로 사랑하게 되었다. 만일 형식을 
위한 우정(友情)이 아니었던들 어떤 정도까지나 열광(熱狂)하였을는지도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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