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ch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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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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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지나간 사 년간의 형식의 경력과 시간의 대부분은 전혀 학생들을 위하여 소비되었다. 그 때문에 형식은 얼마큼 신
경도 쇠약되고 몸도 약하게 되었다. 자기도 그런 줄을 안다. 그러나 순전히 자기의 손으로 만들어 놓은 사년급 학생들을
대할 때에는 마치 봄부터 여름내 땀을 흘리고 고생하던 농부가 가을에 누렇게 익어 고개 숙인 논과 밭을 보고 깨닫는
듯하는 기쁨과 만족을 깨닫는다. 형식(의 생각)에 사년급 학생의 지식의 대부분과 아름다운 생각과 말과 행실의 대부분은
다 자기의 정성으로 힘쓴 결과려니 한다. 과연 형식은 조고마한 기회라도 놓치지 아니하고 자기의 가진 지식과 경험과
감상과 재미있는 이야기까지도 들려주었다. 그래서 이제는 사년급 학생을 대하여도 별로 할 말이 없으리만큼 자기가 가진
바를 온통 나눠 주었다. 형식은 교과서를 가르치고 남는 시간을 반드시 새롭고 유익하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로 채웠다. 형
식이가 독서를 하는 이유의 하나는 이 학생들에게 알려 주려는 욕심이었다. 그러고 학생들도 형식의 말을 재미있게 들었다
. "또 더 해주셔요" 하고 형식에게 청하기까지도 하였다. 이렇게 학생들이 청하는 것을 보고는 형식은 더욱 만족하였다
. 무론 여러 학생 중에는 형식의 하는 이야기를 귀찮게 여기는 자도 있고, 형식이 한창 정성으로 이야기할 때에 일부러
한눈도 팔며 공책에 붓장난을 하는 자도 있었으나 형식의 보기에 대부분은 자기의 말을 흥미있게 듣는 듯하였다. 그러므
로 학생들이 형식에게서 받은 감화와 얻은 지식과 쾌락도 적지 아니하였다. 여러 교사들 중에 학생들에게 영향을 많이 주
기로는 남들도 형식이라고 허하고 형식 자신도 그렇게 확신하였다.
그러나 교사들은 형식의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을 그다지 좋은 줄로도 생각지 아니하고 어떤 교사는 학생들에게 교만한 마음
을 생기게 하느니, 학생들에게 좋지 못한 소설을 읽어 주어 학생들의 마음을 어지럽게 하느니 하고 비방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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