كتاب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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المؤلف: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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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은 돈을 받아 넣고, 방에 들어가 두루마기를 입고 책 한 권을 뽑아 들고 (신을) 신으려고 나섰다. 이때에 어떤
파나마를 쓴 신사가 형식을 찾는다. 형식은 이마를 찌푸리더니 마지못하여 문에 나갔다. 그는 김장로와 한 교회에 있는
목사다. 젊은 얼굴에 수염은 한 개도 없고 두 뺨에는 굵은 주름이 서너 줄 깔렸다. 정직한 듯한 중늙은이다. 우선과
노파는 노파의 방 툇마루에 가서 우두커니 두 사람을 본다. 형식은 책을 놓고 목사를 청해 올려 앉혔다.
"어디 가시는 길이오!"
"녜, 산보 나가던 길이올시다. 더운데 어떻게 이렇게......."
"뵈온 지도 오래고...... 또 무슨 할 말씀도 좀 있어서."
"제게요!" 하고 형식은 목사를 본다. 목사는 까닭 있는 듯이 빙그레 웃으며,
"과히 바쁘시지는 않으셔요?"
"아니올시다. 말씀하시지요."
"허허허, 이선생께서 기뻐하실 말씀이외다" 하고 또 한번 웃으며 형식의 방 안을 둘러본다. 노파와 우선은 서로 돌아보
며 무엇을 수군수군한다. 오늘은 노파가 우선을 그다지 싫어하지 않는 모양이로다.
목사는 한참 부채질을 하더니 유심히 형식을 보며,
"다른 말씀이 아니라" 하고 말을 내기가 어려운 듯이 말을 시작한다. 듣는 형식도 무슨 일인지는 모르나, 목사의 태도
가 수상하다 하였다. 그러고 어서 말을 다 하면 정거장으로 뛰어나가리라 하였다.
"다른 말이 아니라, 김장로의 말씀이......" 하고 목사가 말을 시작한다. 노파와 우선은 안 듣는 체하면서도 들으
려 한다.
"김장로의 말씀이 선형이를 이 가을에 미국에 보낼 터인데......."
"녜" 하고 형식이 조자(調子)를 맞춘다.
"그런데 미국 가기 전에 어, 약혼을 하여야 하겠고, 또 미국을 보낸다 하더라도 딸 혼자만 보내기도 어려운즉―이목사는
'어'와 '즉'을 잘 쓴다―약혼을 하고 신랑까지 함께 미국을 보냈으면 좋겠다는데......" 하고 말을 그치고, 또
웃으며 형식을 본다. 형식은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돌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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